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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시동…탄소크레딧 전주기 법제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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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6-09-0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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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NDC 달성을 위해서는 1억8000만톤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 사진=엔바토 


정부가 '자발적 탄소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발행·평가·거래·소각 등 전과정을 관리하는 법제화를 추진한다. 자발적 탄소시장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추가 감축 수단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 방향 토론회’에서 기획예산처는 "관련 법을 제정해 탄소크레딧 발행부터 평가·거래·소각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한국거래소에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천재호 기획예산처 성장기획정책관은 발제에서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9100만톤의 탄소를 감축했지만, 2030년 NDC 달성을 위해서는 1억8000만톤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35년 NDC 목표 하한인 53% 감축을 위해서도 2030년 이후 1억2000만톤 이상의 추가 감축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 정부, 자발적 탄소시장을 새로운 감축 수단으로 육성 필요

 

현행 배출권거래제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포괄하나, 낮은 배출권 가격으로 기업들이 직접 감축 투자보다 배출권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배출권거래제 비규제를 받지 않은 중소기업 등은 감축 유인이 더욱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자발적 탄소시장법을 제정해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등록기관과 평가기관, 거래소를 중심으로 시장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등록기관은 탄소크레딧 발행, 이전 소각을 통합하는 등록부를 구축·운영한다. 또 평가기관은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성과 영구성 등 무결성 원칙에 따라 탄소크레딧의 품질을 평가하고 관련 평가 지표도 공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거래소를 제도권 안에서 운영해 공정한 가격 형성과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고, 소각 단계에서는 정보를 등록기관에 통보하고 등록기관과 거래소를 연동해 상장폐지와 거래 중단까지 일괄 처리할 있는 통합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에는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개설해 고품질 탄소크레딧이 거래되는 시장을 조성한다. 해외 수요자의 국내 감축실적 구매를 허용하고 해외 탄소크레딧을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평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탄소크레딧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여 해외 활용도를 확대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설비 전환, MRV(측정·보고·검증) 컨설팅, 법률·금융조달 등을 적극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등 기존 제도와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천재호 기획예산처 성장기획정책관이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 방향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최동환 기자


정부는 초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내년 최대 20만톤 규모의 고품질 탄소크레딧을 직접 구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천 정책관은 “국회에서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해 준다면 정부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탄소크레딧 수요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기업, 학계와 전문가, 시장 참여자가 함께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의 성공적인 출발과 안착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 명확히

 

이어진 발제에선 시장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전 주기 관리 법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민구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현행 배출권거래제(ETS)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1%를 포괄하지만, 나머지 29%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등 비규제 부문의 감축실적 거래에는 제도적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외부사업, 대한상공회의소, 농업·산림 분야 등 다양한 감축실적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아우르는 통합 인프라와 법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업이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회계 처리하거나 국제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신뢰성과 활용도가 제약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강 변호사는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면 이중계산·이중거래와 분쟁 문제에 대응하고 통일된 검증·인증 기준을 마련해 그린워싱 우려도 줄일 수 있다"며 "통합 거래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외 거래를 활성화하고 감독·제재와 재정지원의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자발적 탄소시장은 시장을 규제하는 법이라기보다 시장과 인프라를 만드는 법의 성격이 강하다”며 “법적 안정성을 토대로 탄소크레딧의 전 주기를 관리하고 정부의 재정지원과 초기 수요 창출, 시장 감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인프라 구축 통해 장기적으로 ‘탄소크레딧 국산화’ 추진해야

 

글로벌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신뢰성 논란으로 정체 중이나 국내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기업의 탄소 감축 참여 확대와 탄소크레딧 국산화 등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아랑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장은 "글로벌 VCM 발행량이 연간 2억5000만톤, 소각량은 1억5000만~1억7500만톤"이라며 "가격은 평균 톤당 7달러 미만이나 품질과 유형에 따라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특히 산림 등 자연 기반 크레딧의 추가성과 영속성 논란으로 부실 크레딧을 구매한 기업의 ‘그린워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응해 국제사회에서도 크레딧의 발행·등록·소각 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무결성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자발적 탄소시장이 구축되면 비규제 기업의 감축 참여뿐 아니라 국내 감축 기술의 사업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 항공사가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에 대응을 위해 해외에 의존하단 크레딧을 대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탄소크레딧 국산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 고품질 탄소크레딧 육성과 거래 추적성 확보

 

이어진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오형나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자발적 탄소시장 법제화 시 고품질 탄소크레딧 육성과 거래 추적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설계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오 교수는 "탄소 포집이나 바이오차 등 제거형 크레딧은 국제시장에서 톤당 200달러를 웃도는 사례가 있다"며 "정부 지원, 선도구매 계약, 전환금융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탄소시장에서 ‘추적가능성(Traceability)’이 중요해지며 크레딧의 발행부터 거래·소각까지 추적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해지고 있다. 오 교수는 이를 “정부의 법 제정과 거래소 운영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 마련과 함께 자연스러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기술 기반의 신뢰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소영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관련 제도를 빠르게 구축하더라도 실제 시장 수요로 연결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발적 탄소시장 법제화가 정부 주도 제도를 민간시장으로 확장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는 크레딧의 신뢰성과 유효기간, 탄소 재배출 가능성 등을 검증할 기술이 중요하고, 제도와 기술을 함께 구축해야 시장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탄소크레딧의 양적 확대와 품질·무결성, 균형 고려해야

 

법제화 과정에서 탄소크레딧의 양적 확대와 품질·무결성 확보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정부의 체계적인 전 과정 관리 방향을 긍적으로 평가하며 "발행 기준을 너무 완화하면 품질이 떨어지고, 반대로 기준을 과도하게 높이면 발행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탄소크레딧을 하나의 기준으로 관리하기보다 기업 ESG영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용으로 구분하는 유형별 관리 체계를 제안했다.

 

나시영 카본에너지 대표는 "크레딧의 수익성이나 가격이 아닌 실제 탄소 감축·제거 효과와 영속성 등 무결성을 중심으로 품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이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동환 기자


특히 감축·회피·제거 방식과 빈티지 등에 따라 상품군을 세분화해 고부가 가치인 제거형 크레딧 시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급이 부족한 제거형 크레딧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미래 빈티지를 활용한 오프테이크(선도구매) 계약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주문했다.

 

김태선 NAMU EnR 대표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크레딧 유형을 세분화, 평가체계를 구축, 정부의 초기 수요 창출을 제안했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해 크레딧 발행과 평가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고, 자연·기술 기반과 감축·제거 방식 등을 조합해 유형별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발적 탄소크레딧의 빈티지와 유효기간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파생상품 거래까지 고려해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며 "시장 초기에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구매가 민간 수요를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공공부문이 투자 위험 분담하는 제도적 장치 필요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해 감축사업 초기 자금조달 지원과 공공부문위험 분담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은 “감축사업은 성과를 인정 받기까지 최소 7년에서 15년가량 걸리고 비용이 사업 초기에 투입돼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장기간 자금난을 홀로 감당하는 ‘죽음의 계곡’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미국의 사전 구매 계약과 캐나다·영국의 장기 지원 제도 등을 사례로 들며, "미래 감축 실적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초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금융상품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좋은 기술과 사업이 초기 단계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초기 불확실성과 위험을 분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발적 탄소시장법, 국내 기후테크 산업과 감축 기술 육성·수요 창출 방향으로

 

자발적 탄소시장법 규제보다 국내 기후테크 산업과 감축 기술을 육성하고 수요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기존 감축 수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며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과 스타트업, 국민까지 감축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자발적 탄소시장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는 2023년부터 인증센터를 운영하며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를 고려한 기술 기반 감축·제거 방법론(31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실제 인증을 계기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판로를 확대한 기업 사례를 소개하며 “탄소크레딧이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친환경성을 입증하고 투자와 판매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의 인증 기준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인증 체계를 단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많이 발행하는 것보다 실제 수요를 만들어 시장에 돈이 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선도구매 등 초기 수요 창출을 주문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안착의 열쇠… '법제화·기술 검증·마중물 금융'의 결합

 

이번 토론회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안착을 위해 비규제 부문을 아우르는 법적 기반 마련, 기술 기반의 신뢰성 검증, 그리고 공공부문의 초기 위험 분담(마중물 금융)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좋은 감축 기술과 사업이 민간 시장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기획예산처가 공동 주최했다.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 방향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 촬영하고 있다. 사진=최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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